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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인터넷 망개방, 빛 좋은 개살구?

by 넷둥이파파 2009. 4. 28.

SK텔레콤이 '주소검색창'을 탑재한 휴대폰 1종을 오는 6월 출시할 전망이다. 하지만 접속체계 개선 방안으로 선택된 '주소검색창'이 처음부터 문제를 안고 시작해 논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지난 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하나로텔레콤과의 합병 인가조건으로 무선인터넷 망개방을 위한 내외부 포털의 접속체계를 개선할 것으로 요구 받은 바 있다.

하지만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이 주요 모바일 업체에게 배포한 '주소검색창 구현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새롭게 탑재될 주소검색창이 유선과 동일한 모바일 환경을 제공하자는 '진정한 망개방' 취지에 부합하는지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설명: 윙크 주소 입력을 통한 주소검색창 구현)

(사진설명: m.kbs.co.kr과 같은 도메인 주소를 입력해 주소검색창 구현)

(사진설명: 한글키워드 입력해 주소검색창 구현)

우선 모바일 인터넷 주소검색창 이용 방식이 기존 유선 인터넷 주소검색 방식과 상이해 사용자들이 불편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오는 6월 SK텔레콤을 통해 선보일 '주소검색창'은 m.kbs.co.kr이나 wap.samsungfn.com과 같은 도메인 주소 또는 702(서울시), 527(KBS)와 같은 윙크(WINC) 번호를 입력해 해당 사이트로 바로 접속하는 방법을 구현하며, 한글키워드 입력시 검색결과를 표시하고 검색결과 중 이용자가 선택해 이동할 수 있는 별도 검색 시스템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이러한 구현 방법은 언뜻 보아도 유선의 인터넷 환경과는 사뭇 다르다. 특히, 영문이나 한글 주소보다 복잡한 숫자로 된 윙크 주소를 주소검색창에 입력해 해당사이트로 이동하는 것은 사용자는 물론 기업에게도 불편이 야기될 것으로 보인다.

윙크는 지난 2002년 7월, 한국인터넷진흥원이 무선 인터넷 이용자들의 이용환경을 개선하고자 복잡한 URL 입력 대신 번호를 통해 무선 인터넷 콘텐츠에 접속하도록 실시한 공공서비스이다. 예를 들어 네이버에 접속하기 위해서는 숫자 369+핫키를 눌러야 한다.

네이버는 369, 다음 3355, 야후 9090, MSN 6768, 구글 46645 등, 무선 포털의 경우 비교적 외우기 쉬운 번호가 할당됐지만 경상북도의 경우 윙크 주소가 4287223#0이며, 전남도청은 5366626#0, 거제시청은 43653#537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등록된 윙크주소는 약 4천개 정도로, 이러한 윙크 주소를 외워서 모바일 인터넷에 접속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실효성 논란이 계속해서 이어져 오고 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방통위 측은 앞으로도 윙크 주소를 활성화시켜 나가겠다는 방침이어서 윙크 주소에 목 메는 진의가 무엇인지 궁금할 정도이다.

두번째로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이 제시한 '주소검색창 구현 가이드라인'에는 이통사들이 주소검색창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등록료, 상위 노출 수수료 등) 도입을 지양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 또한 이해관계자에 따라 논란의 여지가 다분하다.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은 이통사들이 의도적으로 무선 검색포털을 세팅할 수 있고, 모바일 검색광고 시장을 사실상 독점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이것이 바로 이통사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부분이다. 수익모델을 마음껏 활용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지만, 주소검색창을 모바일 화면에 항시 노출시킬 경우 고객들이 타 포털로 유출될 가능성이 높아 콘텐츠 수익 또한 감소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종국에는 단순 망 사업자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하지 않고 있다.

또한 주소검색창의 위치는 무선인터넷버튼(nate 키)을 누른 후 최초화면과 모바일브라우저 내에서 모두 구현되어야 하지만, 검색결과 페이지로 넘어갔을 경우에는 주소검색창이 사라진다. 따라서 결과 페이지에서 다른 페이지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메뉴 버튼을 눌러 다시 초기 화면으로 넘어가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오는 6월 시행될 주소검색창은 기업 입장에서는 기존의 유선 도메인 외에 모바일을 위한 별도의 윙크 주소를 추가로 등록해야 하고 이를 홍보하기 위한 비용문제도 해결해야 한다"라고 전하며 "사용자 측면에서는 m.naver.com이나 wap.kbs.co.kr과 같은 주소를 입력하는 부분의 제한과 윙크 숫자로 된 번호를 암기해야 하고 주소검색창이 항상 존재하지 않을 경우 타 사이트로의 이동이 불편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방송통신위원회 인터넷정책과의 한 관계자는 "방통위에서 이통사에게 제시한 '주소검색창 구현 가이드라인'은 최소한의 범위만 지정해 준 것이지 기술적인 면이나 구현 방법에 관해서는 이통사측에서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